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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그 시대의 멋! 조회수 : 745
  작성자 : 김정철 작성일 : 2019-02-22

그 시대의 멋!

중학교 시절 아버지와 노래방을 간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노래방이라니 참 어색했습니다.

아버지는 무슨 노래를 하실지 궁금하기도 했고 과연 아버지가 내 노래를 어떻게 들으실까 하는 약간의 염려도 했습니다.

아버지가 노래를 시작하셨습니다. 생전 처음 듣는 노래였습니다. 사자성어가 가득하고 하소서

그랬구려 등등의 시적인 표현들로 가득한 아버지의 그때 그 시절의 낭만이 가득한 노래만 하셨습니다.

제가 노래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시대의 문제들을 가사로 직설적인 표현들로 가득한 가사들이었습니다.

저는 처절한 외침과 반항기를 노래에 담아 시원하게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후련하게 노래했습니다. 분위기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도란도란 화기애애하게 노래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가 저에게 우습다는 듯이 한 말씀 하셨습니다. ! 그게 음악이냐? 멋대가리 없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내 음악 세계를 무시당하는 나의 우상 서태지형을 무시하다니

아버지께 말했습니다. 아버지 그 지루한 노래들보다는 내가 부르는 노래가 더 좋거든요.

에이 그게 뭐에요 지루하게 아버지 음악 세계가 더 이상해요.

에라이 이놈아~ 그게 무슨 음악이냐? 시끄럽기만 하지

우리 부자는 서로의 음악관이 더 우월하다. 라고 논쟁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내 나이는 40에 가까웠습니다. 헤비메탈을 지나고

하드락을 지나고 댄스 힘합 다양한 음악을 듣고 점점 시끄러운 것보다 잔잔하고 깊은

음악을 좋아하는 제 모습을 보게되었습니다.

음률을 듣고 가사를 듣고 가사의 뜻을 찾고 느끼려하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 이래서 나이가 든다, 라는 것이구나. 세월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얼마전 티비 프로그램 너의 노래는 이라는 프로를 본적이 있었습니다.

유명 연애인이 나와서 아주 오래된 명곡들을 다시 찾아서 부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1950년대 노래를 지금 시대에 부른다. 어울릴까? 과연 들을 수 있을까? 들려 줄 수 있을까?

기대감 없이 그 프로를 보았습니다. 아 그런데. 이런 기막힌 일이!

단순한 악기구성에 별볼일 없을 줄 알았는데 정말 엄청난 감동과 멋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말씀하셨던 야 그게 음악이냐? 멋대가리 없이~

오래전 절 무시하셨던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 아버지가 말하던 멋이 이런 것이구나.

시적인 가사 말! 종일 함꼐 둘러앉아서 시를 나누고 곡을 쓰고 그 노래를 누군가 부르고

자유아 억압 받던 그 시절 자유 롭게 예술을 할 수 없던 그 시절

그럼에도 시를 쓰고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던 배고픈 예술가들

길을 걸으며 별을 보며 벽에 기대어 하늘을 보며 끊임없이 했던 창작 활동

돈이 있으면 있는 데로 없으면 없는 데로 했던 순수하게 했던 창작

그 순수의 시대를 우리 아버지는 살아 내셨다. 멋을 아는 분이셨다.

아버지가 말하는 그 멋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신학의 멋이 점점 사라진다. 걱정하시는 신앙의 선배들이 있다. 그렇다.

우린 멋을 잃어가고 있다. 순수함이 사라지고 있다. 반성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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