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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짧게 지나간 설 명절을 보내며... 조회수 : 610
  작성자 : 정재호 목사 작성일 : 2020-01-28

뇌성마비 아들은 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걸핏하면 친구들의 조롱거리가 되곤 하는 아들, 어머니는 아들이 마음만은 건강하고 바른 사람으로 자라게 하고 싶어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었고 학교도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그 틈에 아무 무리 없이 섞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믿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수업을 하는 동안 늘 가슴을 졸이며 운동장 귀퉁이에서 아들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아이들의 따돌림과 놀림을 견디지 못해 점차 폐쇄적이고 비뚤어진 성격으로 변해 갔습니다.

마치 전쟁 같은 하루하루였습니다. 몇 시간에 한 벌씩 옷을 후질러대는 통에 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도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울고불고 때를 써도 어머니는 화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험한 고통과 시련 속에서 아들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는 3년 동안 어머니는 전에도 그러했듯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아들과 같이 등교하고 아들과 같이 하교했습니다.

마침내 졸업식 날, 아들은 그동안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창밖에 서서 자신을 기다리며 따뜻한 격려의 눈길을 보내던 어머니, 그 어머니의 가슴에 아픈 못을 얼마나 많이 박았는지 모릅니다.

아들은 졸업식장 한구석에서 속으로 울고 있는 어머니에게 천천히 다가가 말했습니다.

엄마, 제가 만일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는 엄마의 어머니로 태어나고 싶어요.”

그렇게 강하게만 보이던 어머니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아들은 또 말했습니다.

가슴이 원망으로 가득 차 비뚤어진 길을 가려고 할 때마다 잡아주고 보듬어준 어머니... 그 크고 깊은 사랑을 갚는 길은 어머니의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는 길뿐입니다.”라고 말입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설 명절 혼자 외로이 설을 보내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문득 23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님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야기속 아들의 마음처럼 어머니께서 살아계셨을 때 이런 마음으로 효도를 했었을 것을...

지금에서야 후회한들 옆에 계시지 않는 분이 어떻게 아들의 마음을 아시겠습니까? 시간이 지나서야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합니다. 부모님, 옆에 계실 때가 가장 소중한 때라는 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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