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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너나 잘하세요!" 조회수 : 679
  작성자 : 정재호 목사 작성일 : 2020-07-21

'너나 잘하세요.'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배우 이영애의 명대사다.

 가끔 이런 말을 할 때, 자신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너나 잘해'

그러나 이 말을 듣는 입장에서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너는 잘 하냐? 그러는 너는?'

이 말을 자기 스스로에게 향하여 던지는 말이라면
 늘 자신과 관계를 지키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말을 자신에게 던지면서
 주님께서 내게 주신 길을 겸손하게 걸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 시니컬한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사람들로부터 이 말을 들을 수 있다.

'너는 잘 하냐? 너 앞가림부터 해라'

그런 일이 반복되거나,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눈여겨보고 있음을 느낀다면,
그 삶과 사역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실수와 나약함은 우리의 노력을 넘어서서 우리를 조롱하곤 하기 때문이다.

마틴 루터의 아버지, 한스 루더는
 아들 마틴이 돈을 많이 벌거나, 세상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랬었다.
그러나, 그가 어느날 갑자기 수도원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불쾌했고, 못마땅했다.
그것은 농부였던 아버지가 해보지도 않았던 광부의 일을 하면서,
고생고생하면서 공부시켰던 것에 대한 반역이었다.

그래서, 아들 마틴에게 찾아갔을 때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

'십계명의 제 4 계명도 못지키는 놈이 무슨 수도승이냐?'

네번째 계명, 곧 '네 부모를 공경하라'.

아버지 한스 루더 입장에서는,
그토록 자식을 위해 헌신해온 부모가 원하는 것을 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수도승이 되어버린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주 엄하게 훈육되었던 마틴 루더는
 가장 지지해주고 응원해줘야할 아버지의 한마디 한 마디가 '찌르는 칼'과 같았다.

'부모도 공경하지 못하는 것이 무슨 목사야, 무슨 선교사야, 무슨 장로야, 집사야'

죄의 문제에 누구보다 민감했던 루터에게는,
이런 작은 목소리 하나에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런 죄에 대한 민감함이 종교개혁의 불씨가 된 '칭의'로 가는 놀라운 자유를 발견하게 한 기초였으리라.

루터는 이 소리를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소리로,
한편으로는 자신을 넘어뜨리려는 사탄의 소리로 들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순종해야할 부담감으로 듣고,
한편으로는 이겨내고 물리치고 쫓아내야할 영적인 싸움으로 이해했다.

오늘 우리에게도 비슷한 고민이 우리를 흔든다.

'이것도 못하면서, 이런 것도 안하면서 네가 무슨 0 0 0 냐?'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어서 힘이 빠질지라도,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싸워 이겨내야할 힘을 내야한다.

우리를 실패하게 하고, 좌절하게 하는 것들은
 여전히 어떤 목소리로, 어떤 반복적인 결과로 찾아온다.
그것이 사실이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나는 그것에 묶이지 않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묶여있음을 선언해야한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한다면,
교만한 자요, 위선자이다.
그러나, 그것을 겸손히 인정하면서,
담대히 내게 주신 길을 가는 힘으로 삼는 일, 복된 일이다.

루터는 그런 아버지를 비난하지 않았다.
순간 순간 중요한 순간마다 마음의 재를 뿌리는 그 찌르는 칼날과 같은 말에도,
그의 헌신은 멈추지 않고 하나님의 의를 더 구하는 간절함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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